연옥색 비늘

 깊고도 깊은

너무나도 깊은 바다 같아


창백한 별들은 그 무슨 비밀을

감추려고 부들 부들 떨면서 

저 바다속으로 

숨어 버리려고 하는 걸까


저 달빛 바다…

파도가 출렁이는 저 곳에

아무리 몸을 던져 투신 자살을 하려고 해도

땅 위로만 떨어지는 무거운 몸

"너는 정말 바보 이구나"

저 달빛이 웃으며 한 마디 하네


사람들이 아름다운 밤 이라며

사랑을 속삭여

사람들이 다리를 휘감으며

달빛에 묻혀 애무해


나는 아무리 보아도

거꾸로 뒤덮인 저 검은 바다가

너무나 무서운데 

내 두 눈에는 달빛 별빛 모두가

그냥 슬프기만 한데

사랑을 속삭이는 저들이 왠지 무척이나 부러워

그런데 이상하지 

언제부터인가

내 가슴 한 구석 모서리에

연옥색 비늘이 돋아나고 있었어

조금 예쁘기는 하지만

살짝 만지기만 해도 아파

그 무언가를 부러워하는 나에게

그 누군가의 선물인지

그 누군가의 벌인지…

그런건 상관없어


깊고도 깊은 

너무나도 깊은 바다 같아


두려움없이 

아무런 변명없이

나도 그들 처럼 사랑하고 싶어

연옥색 비늘이

돋아난 나와 같은이와 함께

순수히 달빛을 느끼며

저 무서운 검은 바다를 내 마음 속에서 

걷어 내고 싶어

그래서 연옥색 비늘을 가르며

마음껏 헤엄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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