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끝없는 물음

끝없는 대답


삶이 

왜 이렇게 낡은 카세트 테이프 처럼

늘어진 채 감기고 있는걸까

좋았던 시절 사랑에 눈먼 시절

아팠던 시절 그리워하는 시절

모든 시절과 계절과 얼굴들이

마음을 감싸고 돌고 돈다

검은 돌덩이가 굴러가듯이

……

그러다가 어느 날

멈추겠지

갑자기

툭 끊어지겠지

……

그러면서 또다른 물음이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온다

후회 하지 않나요 ?

그토록 대답을 찾아 떠 돌았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떠나는게

허망하지 않나요 ?

아마도 그것이 행복이야 라며

진정으로 말해 줄 그 누군가가 

곁에 있나요 ?

성공이 무엇이고 실패는 무얼까요 ?

그냥 삶을 사는 것과 

살지 않는 것의 차이와

사람들이 말하는 믿음과 진리에 

왜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로는 

아픔의 눈물이 나기도 할까요 ?

그렇게 끝없는 물음이

돌고 돌아간다

대답 없이…

그러한

질문과 답을 찾는 

너는 누구니 ?

온화한 척 미소를 지으며 

그래도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너는 누구니 ?


어떤 날은 거울 속을 들여다보며

흰머리를 검게 물들이다가

불현듯 눈을 감아버리는 나


너는 누구니 ?



가난한 사람

 나는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다

고통과 슬픔도 겪어 보았고

어쩌면 지금도 진행중일지도 모른다

나뿐만이 아니라 

나보다 더 힘든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무한히 있으리라

세상은 공평 하지도 

불공평 하지도 않지만…

세상은 가난한 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많이 갖은 자들은 더 많이 갖기 위해

저마다의 비밀스런 연금술사에게

마음과 정신을 기부하듯 바치고

그것도 모자라 가난한 자들의 

피를 쥐어 짜내 가증스러운 성화그림을 그려

수없이 복사판을 찍어내곤 한다


그래…그래

이런 생각으로 내 자신을 위로하고

때로는 괴롭히며 나의 어린 

젊은 날이 어느새 지나가버렸지


지금 역시 나는 세상의 많은 

가난한 자 중에 한사람

어떤날은 연금술사의 유혹에 내 모든걸

맡겨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 얼굴 떠올라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이 가난함이 도대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묻고 물어본다

무엇이 나를 가난하게 만들고 있는걸까 

글로도 쓸 수 없는 아니 쓰고싶지않은

이 솔직하지 못한 마음

언젠가는 이 마음이 있는 그대로 열려

가난해도 행복하다고

가난해서 불행하다고

솔직한 그 목소리를 듣고 싶다


나는 오늘 하루도 가난 했다










이름

 잊혀진 내 이름 

어느날 문득 떠올려 본다


지워진 내 이름

꿈속에 어머니가 

품에 안고 오셨다

하얗게 웃으시며 

내 품에 안겨 주셨다

이름

소중한 이름

그래,

이것이 나의 진짜 이름 이었구나



얼굴

 처음 이었지…

마음이 보여지는 

아름다운 사람의 얼굴이 

이 세상에 있다는것이.

그래 처음 이었어

인간이 좋을수도 있겠다고 

아주 오랜만에 느꼈거든.

나는 언제나

그 누군가의 목소리의 울림으로 

그 누군가를 신뢰하기도 하고 

멀리하기도 하고

그 누군가의 눈동자의 시선으로

그 누군가를 피하기도 하고

도망치느라 힘들었지.

모든 생각과 편견 없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을 나는 보았어

설령 그 사람의 마음에 욕심과 욕망이

뒤섞여 있다고 해도 그는 아름다워.

적어도 그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바라보고

사람의 약한 말 한마디에도 

귀 기울여들어주는 사람이지.

충고나 비판 

그런건 그 에게 없어.

자기자신의 부족함과

실패와 열등감 그 모든걸 그냥 그대로

있는 그대로 그 얼굴은 말하고 있지.

입으로 가 아닌

자신의 얼굴로 말이야

처음 이었어

얼굴이 아름다운 사람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이…

그 누구 보다도 맑은 얼굴

내 일생을 살면서 그를 만나는 일은

결코 없겠지만 그 한 얼굴 있기에

나의 마음은 큰 위안을 얻었고

내 얼굴 또한 조금은 밝아진 것 같아.

얼굴…

그 사람의 영혼이 담긴 얼굴

당신은 

그러한 당신의 얼굴을

알고 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