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길모퉁이 쓰레기통옆에 

너무나도 고운 이슬의 드레스를 입은 

풀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곧 아침 해가  떠오르면 미련없이 

드레스를 벗어버리겠지…

…내 두 눈가의 이슬도 함께 데려가주렴.






옥미의친구

 옥미는 오늘도 창밖을 바라봅니다

계속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저멀리 사라져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가끔 남의집 창문을 쳐다보며 

안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누구일까요

나도 모르게 내가 누구인지 

그 누군가에게 묻고 있네요

옥미는 오늘도 그리움의 두꺼운 책속에 

파뭍혀버렸습니다 

무겁게 억눌린 심장이 답답하네요

친구가 곁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옥미는 무거운 마음을 털어 버리려고 

장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지요

비 냄새가 깊게 깊게 온 몸으로 퍼지네요

옥미는 옥미라는 친구와 함께 

홀로 토요히라 강가를

걷습니다 

외롭지 않다는 것은 거짓말 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