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2)

 색동 꽃고무신 보다 어여쁜

보랏빛 벨벳 하이힐

색동 저고리 보다 화사한

연분홍 투피스

그 여자는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고향을 떠나올때 어쩌면 

지금의 이 모습을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런 모습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유월의 어느 밤

꾸겨진 작은 종이에 적힌 글씨

"잘 부탁합니다 저는 옥순이 입니다"

어둡고 외로운 가시덤불 긴 산길

엄마 찾아 헤매는 어린송아지 처럼 

그 여자의 눈망울이 점점 젖어 간다


목요일 

여덟시

그 남자가 곧 문을 열고 들어올 시간

누군가가 그녀의  손에 건네준 쥐덫

그 여자의 흰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 여자는 지금부터 무엇을 하려는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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