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

 열차시간표가 젖어보였어

어디론가 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되도록 빨리 떠나야 하는데

갈 곳이 없네 

백원짜리 동전을 주머니에서 꺼내

고향친구에게 시외전화를 걸었지

왜 그때 갑자기 그 친구 생각이 났을까

친구는 몇년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지

친구의 부모님을 통해 알게되었어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금방 알수있는 친구의 목소리

주화기를 두 손으로 꼭 움켜잡고

나는 울고있었어

친구는 옥미!너 옥미 맞지?!

친구 역시 금방 나를 알아보았지

그렇게 나는 

떠나온 고향을 

두번 다시 가보고 싶지않은 고향에

친구를 만나러 돌아가게 되었지

그리고

그뒤 내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새로운 길로 접어 들었어

희망의 길 행복의 길이었을까?

그때는 

우리나라를 떠나는 것이

행복했어

그래 정말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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